세네카는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에서 미루는 동안 삶이 새어 나간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 문장을 오래 붙들고 살았습니다. 서른을 넘기고 나서야, 사람을 지치게 하는 건 큰 사건보다 매일 쌓이는 작은 미룸이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제 눈에 남은 후회 없는 습관들을 순서대로 꺼내 봅니다.
1매일 마음을 덜어낸 습관
가장 무거운 짐은 손에 쥔 돈보다는 머릿속 걱정이더군요. 저도 예전에는 밤마다 “내일 망하면 어쩌나”를 되뇌며 잠을 설쳤습니다. 그런데 정작 일어난 일은 절반도 안 됐습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마음을 비우면 그릇이 넉넉해진다”는 뜻으로 읽히는 가르침을 남겼지요. 쓸데없는 미련을 덜어낸 날은 숨부터 깊어졌습니다.
스피노사도 『윤리학』에서 감정의 흔들림을 이해하는 일이 우리를 덜 휘둘리게 한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마음을 덜어내는 습관은 삶을 가볍게 만드는 첫걸음인 거죠.
2관계를 소홀히 하지 않은 습관

왜 사람은 늘 가까운 이를 마지막에 떠올릴까요. 저는 장례식장에서 그 답을 자주 보았습니다. “전화 한 번 더 할걸” 하는 말이 가장 많이 들리더군요. 벤저민 프랭클린이 남긴 말, “우정은 천천히 자라나는 나무와 같다”는 표현은 『Poor Richard’s Almanack』에 실린 격언으로 널리 전해집니다. 관계는 급하게 키우는 화초가 아니었습니다. 평소에 물을 줘야 합니다.
아주 짧은 안부 문자 하나가, 한 사람의 외로움을 건져 올리기도 합니다. 관계를 지킨 사람은 마지막에 덜 허무한 거죠.
3몸을 너무 늦게 챙기지 않은 습관
병원 복도는 늘 조용합니다. 그런데 그 조용함 속에 후회가 많더군요. “조금만 더 버티면 되겠지” 하다가 몸이 먼저 멈춘 분들을 여러 번 보았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신체 활동 부족이 건강 위험을 높인다고 꾸준히 경고해 왔습니다. 거창한 운동이 아니어도 됩니다. 계단을 오르고, 물을 마시고, 잠을 지키는 일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도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좋은 삶은 습관에서 자란다고 보았습니다. 몸을 챙긴다는 건 사치가 아니라, 오래 살 준비를 하는 태도인 거죠.
4작은 기쁨을 미루지 않은 습관

커피 한 잔, 늦은 산책,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이 별일 아닌 듯 보여도 사람을 버티게 합니다. 제가 힘들던 시절에는 퇴근 후 동네 공원을 돌며 겨우 숨을 골랐습니다. 그 시간 덕분에 하루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전도서 3장은 때마다 누릴 때가 있다고 말합니다. 작은 기쁨은 사치가 아니었습니다.
에픽테토스도 『엥케이리디온』에서 우리를 괴롭히는 것은 사물이 아니라 판단이라고 했지요. 오늘의 기쁨을 미루지 않은 사람은 내일의 버팀목을 미리 쌓은 셈입니다.
5남의 기준에 끌려가지 않은 습관
비교는 참 교묘합니다. 남의 속도가 더 빨라 보이면 내 삶이 뒤처진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그런데 30년을 지켜보니 남의 박수로는 밥이 안 넘어갑니다.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가 남과 다투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자기 길을 가는 사람은 다른 이의 속도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습니다.
저도 한때 “남들처럼”을 붙들다가 많이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기준을 바꾸고 나니 숨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남의 잣대를 내려놓은 사람만이 자기 속도를 지키는 거죠.
6하고 싶은 말을 미뤄두지 않은 습관
감사와 미안함은 참 이상하게도 늦어질수록 무거워집니다. 저는 아버지께 고맙다는 말을 제때 못 한 날이 오래 남았습니다. 프레드 로저스는 “사랑받고 있다는 메시지는 아주 직접적일 때 힘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랑도, 사과도, 고마움도 그렇습니다. 말은 늦어질수록 힘이 빠지더군요.
성경의 잠언은 때에 맞는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전합니다. 하고 싶은 말을 미루지 않은 사람은 마음의 빚을 덜 지는 거죠.
7오늘을 낭비하지 않은 습관
완벽한 내일을 기다리다 보면 오늘은 자꾸 미끄러집니다. 저도 “조금 더 준비되면”을 입에 달고 살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생은 준비 완료 버튼을 기다려 주지 않더군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지금 주어진 일을 성실히 붙드는 태도를 강조했습니다. 거창한 성취보다 오늘 한 페이지, 오늘 한 통화, 오늘의 약속이 사람을 만듭니다.
결국 후회가 적은 사람은 대단한 일을 한 사람이 아니라, 오늘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은 사람인 거죠.
결국 중요한 건 많이 가지는 일이 아니라, 덜 후회하도록 사는 일입니다. 마음을 비우고, 사람을 챙기고, 오늘을 붙드는 삶은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따뜻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모든 날을 다 잘 살겠다고 다짐하기보다, 그런 날들도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합니다.